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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일본

내적 갈등

-도쿄에서 가구 마련하기-


일본은 레오팔레스나 쉐어하우스가 아닌 이상 한국의 자취방 처럼 가구가 마련되어 있는 집은 드물다(있기는 있음)


돈많으면 그냥 매장가서 사면되지만, 일본에서 계속 살지 않고 단기간 워킹 비자인 이상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중고매장인 리싸이클 샵을 이용 하거나 직거래 등 누가 쓰던 물건을 싸게 받는 방법이다. 


중고매장의 경우 장점은 a/s 가 되는 곳도 있고, 품질에 대해서는 보장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또다른 직거래의 경우는 동유모를 이용하는 것인데, 물건이 굉~장히 싸게 올라온다. 심지어 무료로 주는 경우도 있다. 이는 판매자가 귀국 예정인 경우 큰 짐은 처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헐값이나 무료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다만 품질에 대해서는 보장 못한다.


그리고 한가지 방법이 더 있다. 바로 주워 오기.. 참 애매한 경우이다. 다른 분들 일본 생활기 등을 보면 가구를 주워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나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편의점에서도 물건 하나는 못산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쓸데 없이 남을 의식하는 경우가 있다. 주워 오는 행위도 사실 버린거니까 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쓰레기가 생겨나는 것을 막는 이로운 행위인데, 내키지 않는다. 


한국은 신경써본적 없지만 일본의 경우는 그냥 제대로된 가구나 가전 등을 집앞에 내놓는 경우가 많다. 구청이나 시청에서 발행하는 딱지를 사다가 붙여놓면 알아서 가져가신다. 무튼 길을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쓸만한 물건 들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빈곤한 나를 가끔 유혹했지만 도저히 주워오는건 마음 속 밑에서부터 무리였다!


그런데 어제 아침, 출근 하러 집 앞을 나서니 바로 옆 맨션 앞에 엄청난 양의 물건들이 버려져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게 접이식 침대. 잠깐 눈이 가긴했지만 그냥 가던길 갔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 돌아왔는데, 아직 그 침대는 그자리에 있었고, 다시 그냥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무슨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나가서 침대를 번쩍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이때 여러 생각이 스쳤는데,


* 빈곤한거 사실인데 아직도 체면치레하는 나 자신에게 빡침

* 그냥 매트릭스 시트만 세척하면 될 정도로 깨끗했던 물건

* 아프리카 방송할 때 네타거리로 해보자

* 6월에 줄줄이 오는 손님들


등등 지금까지 집 바닥에서도 잘잤고 신주쿠 길바닥에서도 자는데 뭔 침대냐 싶었지만, 일본에 와서도 별다른 변화없는 삶에 대한 분풀이였을까, 스스로에게 있어 내적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해버렸다.(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주워오지 않지만)


침대 구조상 시트가 프레임 나사에 박혀 있어서 육각렌치 사와서 분리하여 세척하고, 멸균제로 프레임 닦고, 부분부분 녹슨거 제거하고, 하루종일 만지작거려서 깨끗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페브리즈로 제균 []




즉, 단기간 머무는 입장에서 가구 가전을 합리적으로 구하는 방법은


1. 중고 매장 (리사이클샵) 이용


2. 동유모 등 개인 직거래


3. 주워오기





그리고 이 침대는 10개월 뒤 2번 방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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