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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인다

헛되이 보내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보았다. 또래 중에는 많이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실속있는 아르바이트를 포스팅 해보고 싶다)


내가 했던 아르바이트는 스팀팩 같았다. 시급이 쌘 것들 위주로 하였는데, 또래에 비해 많지 않았던 주머니 사정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그 힘은 오래가지 못한다. 돈을 벌어도 나의 신분은 학생 또는 스스로를 가꿔야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hp를 깎았으면 스팀팩이 떨어질 때 까지 조져야한다. 그러나 나는 돈을 벌면 쓰기만 할 뿐 전략적이지 못했다. 그냥 스팀팩 쓰고 도망가는 적을 따라잡은 정도랄까. 


스팀팩을 쓰는 주된 목적은 적을 죽이기 위해서고, 적을 죽이는 것은 곧 승리다.

돈을 벌었으면 잘쓰는 것도 좋지만, 돈을 쓰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나는 승리를 하고 싶다.

(아, 일 자체가 가치 있다는 이야기를 지금 하고 싶은 건 아니다)




갑자기 이렇게 지껄이는 이유는 오늘 아침 오랜만에 아르바이트에 불려나갔다. 사실 금딸신에서 해방되지 않았고(오른팔 부상) 아직은 쉬고 싶었는데, 20살 때부터 신세진 곳이라 나갔다. 


진짜 너무 너무 너무 나가기 싫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일본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텐데 나는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 꿈이고 뭐고 그냥 다 포기하고 잠만 자고 싶다 인생은 개같은데 왜 태어나서 고생하는가 라며 한시간 반을 갔다.


그런데 웃긴 건 막상 일할 때는 항상 재밌다. 끝나고 나서의 성취감에 취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3D 업종이 잘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무튼 아침만 해도 싫었던 일이 어느정도 보람차게 느껴지고 그 이후의 시간은 세월아 내월아 놀기 바쁘다. 어쩌면 일이 보람 차게 느껴지는 건 그 이후에 놀고 싶어하는 자기 최면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여튼, 일이 즐겁든 안 즐겁든 그것과는 별개로 일을 통해 삶이 조금이라도 윤택해 졌다면 그 윤택해 진 삶을 조금 더 가치있게(자기 기준) 보내야 그 일한 시간도 더 가치가 있어지는 것 같다는 맨날 생각만 하고 실천안하는 이야기를 한번 써보기라도 하였다.



2009년 내 싸이월드



오늘과 같은 아르바이트. 8년 째 하고 있지만 같은 일당.

스팀팩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내가 말한 스팀팩은 게임 starcraft 에서 쓰이는 기술로서


Steam Pack - 체력10을 소비하여 일정시간동안 마린의 공격속도,이동속도를 높인다.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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