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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인다

Do you remember the 21st night of September?

Love was changing the minds of pretenders 

대학생 때는 9월이 너무 설렜다. 싸이월드에 괜히 이 노래 해두고 좋아했던 것 같다. 새학기인 9월이 설렜지만 6월 말의 방학부터 난 특별히 한 것도 없는채 흘러왔다. 그냥 아르바이트 하고, 항상 공부 하겠다고 설치기만 했던 것 같다.

벌써 9년이 지났는데, 여전하다. 코타키나발루에서 생활이 2달정도 였는데, 여기 돌아온지 벌써 3개월이 넘었다고 생각하니 아침에 눈이 번뜩 뜨이더라. 바로 다시 자긴햇지만. 그 동안 난 무엇을 했냐고 물으면 할말 없다. 귀국했고, 지금은 9월. 항상 공부를 하겠다고 설치는건 여전하고, 아르바이트는 하지도 않았다. 뭐 이 나이에 아르바이트 한다는 개념도 좀 그렇지만. 대신 감정이라는 환상을 유지하는데 노력했다(대신이라고 할만큼 가치 있지는 않다). 그 환상은 누군가 알아 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만들고 혼자서 좋아하고 혼자서 슬퍼한다.

지금의 난 눈에 보이는 결과로 인생을 인정 받고 싶어한다. 재화, 명예, 건강, 그러나 결국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재화에서 오는 행복함 또한 내가 만들어내는 거고, 명예롭다는 마음도 고작 마음 자체일 뿐이다. 이런 환상 속에서 살기 위해 건강을 원한다.

내가 만들어낸 감정 당신들이 만들어낸 감정. 그것이 엉키면 우정이 되고 사랑이 된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마음은 어짜피 나에게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타인에게 쏟는 감정이야 말로 가장 환상다워서 혼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들키면 부끄럽기도 하다. 그리고 난 이런 감정들을 핑계로 현실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결국, 웃긴 건 환상인 걸 알면서도 돈과 건강,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을 원한다. 잡히지 않는 것을 쫓으며 순수한 욕망과 함께 열심히 살면 누군가 날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이 쫓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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