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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인다

어제 모르는 이름의 사람에게 메세지가 와서 누군가 하고 물어봤더니, 예전에 일본에서 잠깐 만났던 여자였다. 2~3 주 인가 만났던가, 사귀었다고 할 수는 없고 지금으로 치면 썸같은 거였으려나, 그런데 이 분이 굉장히 집착이 심해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길 바라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은 의심하고 굉장히 피곤하게 했다.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 시절 친한 남자친구가 일주일 정도 집에서 머물렀는데, 밤에 둘이 노는 사진을 메세지로 보냈더니, 그 남자랑 잔거 아니냐면서 막 욕을 해댔다. 물론 잘 일도 없지만 잔다고 그 사람이 화낼 입장도 아니였는데.. 아 여기서 잤다는 건 관계의 의미다..  

또 한번은 편지써준데서 집주소를 알려준적이 있는데, 며칠 지나 내가 그만 연락하고 싶다니까, 새벽에 집 앞으로 찾아와서 무릎 꿇고 빈적도 있다........ 또 며칠이 지나서 대낮에 우리집으로 찾아왔다. 물론 내가 연락을 안하니까 찾아온 건데, 그 때 친구랑 지내고 있어서, 잠깐 친구는 밖에서 담배피고, 나는 그녀와 그만 만나자며 이야기를 잘 마무리하고 친구를 현관에서 데려오니, 그녀는 손목에 칼을 긋고 있었다. 아무리 카터칼라지만 무서웠고, 사실 난 우리집에 카터칼이 있는지도 몰랐다...

무튼 다행인지 내가 귀국하게 됐고, 어머니 건강 문제로 곧바로 일본에 가려던 계획은 틀어져서, 그 뒤로 만나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보낸 메세지를 기억한다. "북한에서 미사일 쳐맞아서 한국인들 다 뒤졌으면 좋겠어"

워.. 4년이 넘게 지났는데, 어떻게 내 페이스북을 찾은건지, 거기다가 이름까지 바꿔서 보내다니 뭔가 무섭다..

이번에 온 연락은 단순한 연락일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 그녀의 틀어진 애착은 약간이나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한 요즘이다. 물론 난 저런짓 절대 안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게되고, 그 감정이 만드는 생각들은 깊어지고 깊어져서 오히려 좁아지게 되고, 넓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시절 내가 그녀를 안받아주었기에 지금 이런걸까 라고 말도 안되는 생각하는 것 보면 틀림없다.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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